우리 가야당 표구사는 액자를 짜주는 일을 하지요. 그림을 팔기도 하지만 그림은 옛날만큼 잘 안 나가요. 여기에 보이는 그림들은 그냥 샘플이다 생각하고 이렇게 걸어놓는 거예요.
표구를 한지 42년 됐어요. 이 자리에서만은 21년 했어요. 그 전에는 강남에서도 표구일을 했
어요. 그러다가 분당으로 오면서 이 자리에서 표구 일을 하게 됐지요. 제가 표구를 처음 시작하게 된 건 남편을 위해서였어요. 남편이 서예를 하고 그림을 그리다 보니 남편 개인전을 하려면 표구 값이 너무 비쌌어요. 그래서 내가 직접 표구를 배워 보자 하는 마음에 시작하게 됐어요. 남편은 미국에서도 프랑크푸르트에서도 전시를 많이 했어요. 남편이 작가다 보니 알아보는 교민들은 앞 다퉈 사진도 찍곤 했지요.
우리 남편은 딱 선비라고 보면 돼요. 순수하게 작품만 했거든요. 그러니 내가 남편 뒷바라지로 시작한 표구일로 애 셋을 키워냈죠. 힘들었어요. 처음에는 재단도 하고 그러면서 많이 다쳤어요. 하지만 지금은 달인이 되었지요.
손님들이 왔을 적에 글씨를 해석해주고 이럴 때 뿌듯하지요. 그리고 표구일을 하다보면 작품을 보면 이렇게 하면 아주 예쁘겠는데 싶을 때가 많아요. 그럴 때는 돈이 좀 안되더라도, 손해 보더라도 해줍니다. 완성품을 보고 손님들이 ‘탁월한 선택이다. 너무 예쁘다’ 해 주실 때 보람을 많이 느껴요. 표구 작업을 오래 해오면서 자부심이 있는데 아무렇게나 해 드릴 수 없잖아요. 결국엔 내 마음에도 들어야 손님 마음에도 든다는 신념으로 일을 하고 있습니다.
한편으로 요즘 젊은 사람들이 옛 그림을 좋아하지 않는 다는 점이 많이 안타깝습니다.. 그래서 참 속상해요. 한국 작가들이 요즘 많이 배고파요. 지금 표구사들은 사실 계속 문을 닫고 있는 실정이에요. 나야 남편이 하니까 계속하고 있지만, 요즘은 추세가 사진을 걸지 그림을 걸지 않으니 표구를 언제 까지 할 수 있을까 고민이 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요즘은 앞으로 좀 돌출된 거 입체적인 액자틀을 많이들 찾으십니다.
최선의 손님의 작품을 소중하게 저렴하게 간직하실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